여행 프로들이 `콕` 집었다! 올겨울 당신을 뜨겁게 달굴 핫스폿

지겹다. 지쳤다. 주위에서 꽤 자주 들을 수 있는 소리다. 일상 탈출의 욕구가 하늘을 찌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으니 저런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일 테다. 하지만 행동하는 자가 이긴다, 꿈을 이룬다는 진리는 항상 진행형이다.
그 움직임이 어떤 것이든 도전하는 것만으로 의미 있다. 그래서 여행+가 준비했다. 국내 주요 여행사 5곳의 여행전문가들에게 올겨울 가보면 좋을 해외여행지 8곳을 추천받았다. 가깝게는 일본, 동남아시아부터 멀리 대양주와 유럽까지 다양하다.
◆ 미세먼지 굿바이…태국·대만

올겨울은 한파와 미세먼지로 인해 따뜻한 날씨와 맑은 하늘이 간절할 것으로 보인다. 추운 날씨와 미세먼지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동남아 여행이 적절할 듯하다. 태국 방콕은 그런 의미에서 제격인 곳이다. 열대기후인 방콕은 1년 내내 따뜻하다. 특히 11월부터 시작한 건기에는 여름 대비 낮은 기온과 맑은 날씨로 여행을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방콕은 젊음의 거리 카오산 로드를 시작으로 쇼핑센터, 다양한 쇼, 거대한 왕궁과 사원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가지고 있어 많은 여행객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 방콕 근교의 아유타야는 400여 년 역사를 가진 왕국의 유적지로 방콕 여행 시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 중 한 곳이다.
선선한 봄이나 가을 날씨를 느끼고 싶다면 대만 타이베이가 좋은 선택이다. 타이베이의 겨울은 평균 16도를 웃도는 선선한 기온으로, 초가을과 같은 날씨 속에서 쾌적한 여행이 가능하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촬영지인 단수이의 단장(담강)중학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배경지인 지우펀 등 여행 프로그램뿐 아니라 각종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여행지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야시장으로 대표되는 길거리 음식, 버블티, 마라 훠궈 등 미식 여행지로 인기다. 타이베이 시내는 대중교통이 잘 갖춰져 있어 자유여행객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다.
◆ 그곳은 지금 여름…뉴질랜드

겨울 추위를 피해 가장 여행하고 싶은 지역을 꼽으라면 단연 뉴질랜드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라 온화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세련된 도시가 조화를 이뤄 여행하기 좋다. 지구의 마지막 안식처라고 불리며 영화 '호빗' 촬영지로 알려진 뉴질랜드 북섬은 자연과 온천 그리고 식도락이 함께하는 여행지로 유명하다. 북섬에는 이색적인 체험 거리가 즐비하다. 아그로돔 농장의 양털 깎기와 양몰이 쇼 등은 여행객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한 폭의 그림 같은 로토루아 호수를 바라보며 즐기는 폴리네시안 온천은 피로 해소 등에 좋아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로토루아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스카이라인 곤돌라, 아름다운 요트의 도시 오클랜드 시내관광으로 알찬 북섬 일정을 채울 수 있다.
남섬에도 볼거리가 넘쳐난다. 영국 BBC에서 선정한 '죽기 전 가봐야 할 곳' 4위를 차지한 밀포드사운드 피오르 협곡이 대표적이다. 약 1만2000년 전 빙하에 의해 형성된 밀포드사운드는 하늘을 찌를 듯한 산봉우리들과 절벽 뒤의 무성한 원시 우림들 등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밀포드사운드로 가는 길에 만날 수 있는 거울호수와 500년 이상 된 빙산 조각을 쪼개 시음해 볼 수 있는 타스만 빙하 체험, 번지점프 브리지 등도 손꼽힌다.
◆ 이색적 풍광 매력적…터키·그리스

한겨울에도 비교적 온화한 날씨를 보이고,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힘든 이색적인 광경이나 유구한 인류 역사의 주요 유적을 감상할 수 있는 곳. 터키와 그리스다. 여기에 맛있는 음식, 비교적 저렴한 물가도 매력적이다. 직항으로 약 12시간 걸리는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 두 대륙에 걸쳐 있는 지리적 특성 탓에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를 이룬다. 무엇보다 카파도키아와 파묵칼레를 보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끝없는 광야에 신비로운 모습의 기암괴석이 가득한 카파도키아의 백미는 열기구 투어다. 발밑에 펼쳐진 풍경과 일출이 어우러져 극적인 순간을 선사한다. 날씨가 좋아야 탈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다. 파묵칼레 온천수는 풍부한 광물 함유로 고대부터 치유 기능을 인정받았다. 흰색 석회층과 하늘색 물빛의 대조는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
그리스 아테네에 가려면 아직 정기 직항편이 없어 1회 이상 경유해야 한다. 가까운 이스탄불 등이 주요 경유지다. 고대 문명의 산실답게 오랜 시간 보존해 온 유적들을 마주하며 역사, 신화 속 상상력을 발휘하는 즐거움이 있다. 유네스코의 엠블럼으로 세계인에게 각인된 파르테논 신전, 로마 시대 무역 중심지이자 '헬라스의 별'이라 불린 고린도, 공중도시 메테오라 등 역사의 한 면을 들여다보며 가치 있는 추억을 남길 수 있다.
◆ 지상낙원 여기…필리핀·베트남

추위를 피해 따뜻한 곳으로의 여행을 고민하고 있는 이를 위해 '지상낙원'이란 별명을 가진 휴양지는 더할 나위 없을 터. 원조 지상낙원인 필리핀 보라카이는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환경문제로 6개월간 섬을 폐쇄한 이후 최근 재개장한 화이트비치는 그 순백의 깨끗함을 되찾았다. 세계 3대 비치 중 하나로 꼽히는 곳답게 아름다운 해안선과 휴식을 선사한다. 이뿐만 아니라 번화가에서는 쇼핑, 맛집 등도 많아 관광과 휴양을 만끽할 수 있다.
'동양의 나폴리'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자랑하는 베트남 냐짱은 과거 베트남의 왕실이 즐겨 찾던 곳으로 유럽인들에게도 오랜 시간 사랑을 받은 휴양지다. 해양스포츠뿐 아니라 과거 유적지도 잘 보존돼 있어 휴양과 관광까지 모두 가능하다.
유네스코 생물 보존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때 묻지 않은 지상낙원 푸꾸옥 역시 직항 노선이 생기면서 한국인에게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특히 푸꾸옥 사오비치는 개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베트남의 문화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어 호적한 휴식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 부담없는 한해의 마무리…일본

답답한 도시에서 벗어나 한 해의 마지막을 되돌아보는 시간은 누구나 필요하지 않을까. 진정한 나를 찾는 여행에 부담 없이 떠나기 좋은 곳으로 일본을 빼놓을 수 없다. 도쿄와 가까운 하코네는 화산 폭발로 생겨난 호수인 아시노 호수가 자리하고 있다. 하코네의 상징으로도 알려진 아시노 호수의 잔잔한 수면 위로 후지산의 풍광을 볼 수 있는데, '산과 호수가 펼쳐져 있다'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한다. 호수 주변으로 하코네 신사, 오와쿠다니, 헤이와 공원 등 오랜 역사를 간직한 장소가 많아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며 나만의 시간을 가지기 좋다.
관광객이 북적이는 오사카를 살짝 벗어나면 조용하게 힐링할 수 있는 명소가 있다. 바로 교토의 아라시야마. '바람이 부는 산'이라는 뜻을 가진 아라시야마는 솔솔 부는 선선한 바람과 자연의 경이로운 경치가 조화를 이룬 곳이다. 목조로 된 길이 154m의 도게츠교와 대나무 숲으로 유명한 지쿠린을 볼 수 있는데, 믿을 수 없을 만큼 빼곡히 자리한 대나무 숲을 거닐기만 해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