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내년 상반기 '무조건' 출시"…초기물량 최소 100만대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폴더블폰 혁신에 5G·IoT·AI까지 '기술 리더십' 확대

“폴더블폰 출시, 내년 상반기에는 ‘무조건’ 한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개발자콘퍼런스(SDC)2018'을 마치고 국내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삼성이 폴더블폰 출시 시점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SDC에서 폴더블폰 디스플레이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Infinity Flex Display)'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 속에 삼성이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새 판을 짜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혁신과 함께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에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등 기술 리더십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폴더블폰 양산 준비 끝…매년 라인업 이어갈 듯”=고 사장은 “폴더블폰 양산준비는 끝났다”며 다양한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제품 출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날짜를 못박기보다는 상반기에는 무조건 출시한다고 생각해달라”며 “초기 생산 가능한 물량을 감안해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폴더블폰 양산을 시작하면 초기 최소 100만대 이상 규모로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품 생산은 판매량뿐 아니라 공장 가동, 제조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한다"며 "삼성전자 규모에서는 100만대 정도가 최소 규모”라고 덧붙였다.

폴더블폰 1차 출시 국가는 기존 플래그십 모델과 비교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고 사장은 “삼성이 신제품 플래그십 모델을 출시하면 거의 120개 국가 정도에서 판매를 하지만 폴더블폰은 출시 국가도 축소하고 출시국 내에서도 사업자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폴더블폰의 시장 규모와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제한적으로 선보여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은 폴더블폰 출시 이후 매년 라인업을 이어 가는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다. 고 사장은 “제품 라인업을 이어갈지는 첫 폴더블폰이 출시되고 나서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그렇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매년 상·하반기에 갤러시S 시리즈와 갤럭시노트 시리즈 신제품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이어가고 있다.

고 사장은 “폴더블폰 이름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 폴더블폰 이름으로 갤럭시F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5G·IoT·AI+폴더블폰, 기술리더십 이어갈 것=삼성 폴더블폰의 차별점에 대해 고 사장은 ‘최적의 사용자 경험과 기술 리더십’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전날 열린 SDC2018에서 한손 조작이 가능한 사용자 환경 ‘One(원) UI’를 공개했다. 차세대 모바일 사용자들을 위한 혁신적이면서 심플한 디자인의 '원 UI'는 폴더블폰에 적용된다.
고 사장은 “(사용자 입장에서)스마트폰 이전에 피쳐폰은 폴더형, 슬라이드 형, 바(bar) 등 다양했다”며 “폼팩터를 새롭게 가져가면서도 옛날 폰을 쓰던 향수, 레트로(복고) 등 사용자 경험을 주는 방향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팩터(form factor)란 스마트폰 하드웨어의 크기·구성·물리적 배열 등 구조화된 형태를 말한다. 삼성은 폴더블폰을 통해 세로로 길쭉한 기존 폼팩터 틀을 깨는 '혁신'을 시도하면서도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경험과 감동을 주겠다는 전략이다.
고 사장은 또 "기술적 부분에서 폴더블폰은 디스플레이가 핵심"이라며 "배터리 최적화, 제품 경량화에 더해 5G·IoT·AI 등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결합되면 폴더블폰은 한 번 더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폈다 접었다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혁신에 5G·IoT·AI 등 신기술이 결합되면 침체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산업도 성장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설명이다.
고 사장은 "5G는 IoT와 AR(증강현실) 기술의 백본(근간)"이라며 "5G 시대에는 콘텐츠 제공업체, 게임회사 등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5G를 통해 데이터처리 지연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면 사용자 경험이 더욱 극대화된다는 설명이다. 고 사장은 "5G시대에 IoT, AI 등은 삼성전자에 큰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 변화에 잘 적응하고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결코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고 자신했다.
삼성은 SDC에서 AI 서비스 '빅스비' 생태계 확대 방안도 공개했다. 향후 빅스비 적용 가전을 늘리고 AI스피커 '갤럭시홈'과의 연동성을 강화해 IoT 생태계를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빅스비의 경쟁력과 관련 고 사장은 "아마존, 구글보다 소프트웨어 성능 중 뒤쳐진 부분도 있지만 스마트폰, 가전 등 연동할 수 있는 하드웨어가 우리에게 있어 상대적인 우위에 있다"며 "빅스비는 구글, 아마존 쇼핑과도 연동이 되는데 그들과 경쟁, 협력을 모두 하면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서울에서 '빅스비 개발자데이'를 열고 샌프란시스코에서 막을 내린 SDC의 열기를 이어간다. 이 자리에서는 AI에 대한 미래 비전을 개발자들과 공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