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이라 쓰고 투자 기초라고 읽는다

이제 주식 투자 시작해볼까 하는 사람, 어느 주식 사라 카더라만 들었지 분석해볼 엄두 못 낸 사람, 주식투자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은 사람.

그 종목, 가 몇 이지?


투자자 모임에서 흔히 나오는 질문이다. 주식 시장엔 PER을 기준으로 두 종류 투자자가 있다. PER을 아는 투자자, 그리고 PER을 모르는 투자자. PER을 아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에서 성과를 낼 확률이 높다.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수록 확률이 더욱 높아지는 것도 물론이다. 그만큼 PER은 주식에 투자할 때 꼭 알아야 할 필수 항목 중 하나다.
먼저 읽는 법부터. PER은 영어 약자이기 때문에 '피-이-알'이라고 읽는 게 맞다. 그런데 편의상 '퍼'라고 발음하기도 한다.
다음은 뜻풀이다. PER은 영어로 'Price Earning Ratio'의 약자다. 우리 말로 '주가수익배수'라고 한다. 기업의 시가총액을 1년 동안 버는 순이익으로 나눠 계산한다. 주식 시장에 있는 모든 기업은 각각의 PER 수치가 있다.

위 계산식에서 시가총액은 해당 기업의 주식을 몽땅 살 때 필요한 액수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96조5728억원인데,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사는 데 그만큼의 돈을 지불해야 한단 뜻이다(23일 주가 기준). 그래서 주식 가격(=주가)이 오르면 시가총액도 커지고, 내리면 시가총액도 작아진다.

순이익은 1년 동안 기업이 사업을 통해 남긴 이익을 말한다. 참고로 삼성전자가 최근 1년 동안 달성한 순이익은 45조6495억 원이다. 삼성전자의 PER은 대략 6.5 정도다.


PER, 3가지만 제대로 알자

그럼 주식투자할 때 PER은 어떻게 활용될까? PER의 의미를 알면 활용법도 나온다. PER의 3가지 의미를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매년 1000만 원의 이익을 낸 편의점이 있다. 즉 이 편의점은 전체 판매액에서 물건값, 알바생 월급 등을 모두 빼고 1000만 원의 '순수익'을 올린다는 얘기다.
그런데 투자자 김복동 씨는 이 편의점을 5000만 원에 샀다. 이제부터 편의점 주인은 김복동 씨다. PER 개념으로 설명하면 김복동 씨가 산 편의점의 PER은 5배다(5배 = 5000만 원 ÷ 1000만 원). 이 5배가 의미하는 3가지를 하나씩 풀어보자.

1. 매수 가격이 버는 이익의 몇 배인가?
편의점의 연간 이익은 1000만 원이다. PER 5배는 연간 이익 1000만 원의 5배, 즉 5000만 원을 지불하면 편의점을 통째로 살 수 있단 뜻이다. 김복동 씨의 투자가 바로 그렇다. 편의점을 산 복동 씨는 앞으로도 매년 1000만 원의 이익을 기대할 것이다.2. 몇 년이면 원금을 찾을 수 있을까?
김복동 씨는 언제 '본전'을 찾을 수 있을까. 복동 씨가 투자한 돈은 5000만 원이고, 버는 돈(이익)은 매년 1000만 원씩이다. 즉, 복동 씨가 본전을 찾을 때까지 5년이 걸린다. 이를 원금 회수기간이라고도 한다.

3. 첫해 기대하는 수익률은 얼마인가?
마지막으론 수익률이다. 김복동 씨 편의점 투자의 첫해 수익률은 얼마일까? 복동 씨가 투자한 금액은 5000만 원, 그리고 첫해 이익은 1000만 원이다. 그럼 다음 계산이 선다.
첫해 수익률 = 1000만 원 ÷ 5000만 원 = 20%
복동 씨는 첫해 20%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만약 복동 씨가 5000만 원을 금리 2%짜리 은행 정기예금에 넣었다면, 1년 후 100만 원의 이자를 받고 수익률은 2%다. 복동 씨의 편의점 투자는 수익률로만 볼 때, 은행 예금보다 10배 나은 셈이다.

실제로 위 편의점 같은 투자처가 있다면 투자를 하겠는가? 매년 은행보다 10배 나은 수익을 꼬박꼬박 안겨준다면 마다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챙겨야 할 점은 편의점이 매년 꼬박꼬박 1000만 원의 이익을 계속 낼 수 있는지다. 첫해 1000만 원 이익을 냈던 편의점이 다음 해 100만 원 밖에 이익을 내지 못한다면 복동 씨도 고민 시작이다.
100만 원 이익을 내는 편의점을 같은 PER 5배로 평가하면 500만 원에 불과하다. 장사가 안 되는 편의점을 다른 사람에게 팔려고 해도 겨우 500만 원 밖에 받지 못한단 뜻이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복동 씨 같은 고민을 하지 않으려면, 투자할 기업의 이익이 최소한 유지되거나 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이익이 '우상향'하는 기업을 찾는 게 우선이다. 그런 다음 PER이 낮은 기업을 고른다면 투자에서 손해 볼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각 기업의 PER 수치는 어디서 확인할까. 포털 사이트에서 종목명을 검색하거나, 증권사 HTS(PC로 주식을 사고파는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다. 아이투자(www.itooza.com) 등 투자정보 포털 사이트 또한 종목명을 검색하면 PER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PER이 어느 정도면 투자할만한 주식이 될까? 아무리 이익이 늘고 있어도 PER이 20배가 넘으면 피하는 게 좋다. 반면 PER이 4~10배 사이라면 충분히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 지난 23일 기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PER이 4~10배 사이인 주식은 모두 320개, 전체의 약 16%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설명이 머리 아팠다면 한 가지만 기억하자. 주식을 사기 전에 꼭 PER을 확인하자. 그런 다음 PER이 20배를 넘거나, 음수(마이너스)가 나오면 아무리 달콤한 정보를 듣더라도 그런 주식은 '패싱'하자. 이런 간단한 지표만 알아도 당신의 소중한 투자금을 턱없이 날리는 일은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