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업사이클링 핫플레이스 '소다미술관'

공간이 가진 스토리에 관심 많은 사람, 당일치기로 수도권 나들이하고 싶은 사람, 예술작품과 야외 활동을 모두 좋아하는 사람.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소다미술관은 대형 찜질방이 미술관으로 재생된 공간입니다. 소다미술관이 있는 화성시 안녕동 지역에 온천이 나온다는 소문을 듣고 찜질방을 건설하고 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찜질방 사업이 경기 침체에 따라 하향세를 타며 1층만 완공된 채 오랜 기간 방치되었습니다.

화물차들이 몰래 주차를 하는가 하면 지나가는 사람들은 쓰레기를 버리는 등 폐허나 다름 없는 모습이었다고 하는데요. 건축 재생을 위해 쓰레기를 치우는 비용만 2억원이 들었다고 하니 얼마나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었는지 짐작이 갑니다.

소다미술관은 찜질방의 골격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미술관은 대게 작품 관람 시 관람객의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중간에 기둥을 세우지 않습니다. 또한 빛으로 인한 작품 손상을 우려해 전시실에 창문을 만들지 않는데요.

소다미술관은 다릅니다. 원래 여러 탕이 있던 실내 공간은 방처럼 구역이 나뉘어져 있고 사이사이 기둥과 창문이 있습니다. 물론 창문의 경우 빛이 들어오는 곳을 막은 상태이긴 하지만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데요. 작품이 한 눈에 들어오는 다른 미술관과 색다른 공간이 오히려 소다미술관만 가진 매력이 되어 관람객에게 흥미를 줍니다.

소다미술관은 답답한 느낌이 드는 천장을 떼어내고 야외 공간을 좀 더 자연 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또 부족한 전시 공간은 2층 루프 갤러리에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하여 대체했는데요. 계단을 올라 2층 루프 갤러리에 가면 천장이 뻥 뚫린 소다미술관 1층 야외 갤러리와 주변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얼핏 텅 빈 공간처럼 보이는 루프 갤러리에는 소다미술관을 대표하는 유명 작품이 있는데요. 바로 노순천 작가의 <얼굴>입니다. 컨테이너 박스 위에 설치된 사람 얼굴은 날씨에 따라, 각도에 따라 다른 인상을 주는데요. 얼굴 아래 이어진 컨테이너 박스가 마치 사람의 가슴이 열린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루프 갤러리 유리 벽에는 일본작가인 이시카와 카즈하루가 가족들을 털실로 형상화 한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또 반대편에 있는 콘테이너에서는 현재 전시 중인 작품의 제작 과정 및 설명이 안내되어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면 작품을 관람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제가 방문했을 땐 (8월초) 소다미술관은 실내에서 '마주서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인물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야외 갤러리는 건축가들이 ‘인공자연전’을 주제로 꾸몄는데요. 콘크리트로 가득한 도심에서 자연과 마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 작품을 선보입니다. 평소에 우리가 밟고 다니는 잡초를 콘크리트로 만든 화분에 심어 우리가 감상할 수 있는 눈높이로 끌어올린 작품, 망사천을 이용해 바람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도록 만든 작품, 평상에 누워 프레임에 갇힌 하늘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 등 감각적이고 체험적인 작품들이 있습니다.

또 루프 갤러리에서 보았던 노순천 작가와 이시카와 카즈하루의 다른 작품도 상설 전시하고 있는데요. 특히 노순천 작가의 <노천탕 속의 사람>이 흥미롭습니다. 이 작품이 있던 곳은 실제로 노천탕을 지으려고 했던 장소라고 하는데요. 콘크리트 벽만 남은 이 공간 자체를 대형 노천탕으로 삼아 벽 위에는 나른한 사람의 얼굴을, 벽면에는 팔을, 그리고 콘크리트 공간 안에는 다리를 설치했습니다. 발상이 유쾌하고 재치있는데요. 어느 각도에서 봐도 다양한 모습으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소다미술관은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은 만큼 어린이가 참여할 수 있는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다미술관에서 가장 유명하고 많은 이들이 찾는 체험 프로그램은 스카이 샤워. 야외 갤러리에서 열리는 스카이 샤워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는 체험으로 아이들이 분수에서 놀 듯 신나게 빗속을 다닐 수 있습니다. 아이가 아니라도 누구나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이니 하루쯤 동심으로 돌아가 보는 건 어떨까요?
소다미술관 INFO
위치 : 경기도 화성시 효행로 707번길 30 문의 : 070-8915-9127
입장료 : 성인 9000원, 학생(초중고) 7000원, 미취학 아동(36개월 이상) 5000원, 영아 무료 (전시 기간 내 재입장 무료)
이용시간 : 10:00 ~ 19:00, 월요일 휴관
기타정보
스카이샤워 운영시간 : 햇볕이 좋은 날(25도 이상) 12시 ~ 17시 매시 정각마다 20분간 진행
이용방법 : 인포에서 우산을 대여(1000원)한 뒤 한 타임 이용 후 인포에 반납 (안전상의 문제로 소다 구름 우산만 사용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