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소품으로 되살아난 열쇠고리

이어폰 케이스 장식용으로 인기
'나만의 열쇠고리' 직접 만들기도


열쇠와 함께 사라졌던 열쇠고리가 패션 소품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큼직한 열쇠고리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모습이 몇 달 새 부쩍 늘었다.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에 따르면 지난 3개월 동안 열쇠고리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46% 늘었다.
열쇠를 쓰지 않는 건 여전하다. 각종 출입문이 숫자 패드형 도어록이나 카드 키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열쇠 없는 열쇠고리'의 유행은 애플의 블루투스 이어폰 '에어팟' 인기에 힘입었다. 에어팟에 동봉된 충전 케이스는 '바람만 불어도 흠집이 난다'고 할 정도로 표면이 약해 사용자들은 이 케이스에 케이스를 또 씌운다. 그러다가 이 케이스에 열쇠고리를 다는 게 유행이 되면서 열쇠고리 자체가 다시 인기를 끄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열쇠고리는 다소 과할 정도로 크거나 여러 개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손바닥만 한 크기 열쇠고리가 있는가 하면 스누피, 몬스터 주식회사, 겨울왕국 등 각종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브랜드 로고 형태를 띠고 있다. 남양유업의 '백미당', 빙그레의 '옐로우카페' 등에서 한정판 열쇠고리를 내놓자 이를 사려는 이들이 몰리기도 했다. 휴대전화 케이스에 열쇠고리를 달거나 "예쁜 열쇠고리를 달고 다니고 싶어 에어팟을 샀다"는 이들도 나왔다.
에어팟이 없는 사람들은 지갑이나 백팩, 클러치 등에 열쇠고리를 단다. 티몬 김소정 팀장은 "재작년 말 에어팟이 나온 뒤 열쇠고리 매출이 늘기 시작했지만 최근의 유행은 에어팟뿐 아니라 열쇠고리 자체의 유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특별한 열쇠고리를 직접 만드는 이들도 있다. 동대문시장 등에서 재료를 사서 자신이 키우는 애완동물 얼굴 모양이나 커플용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