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먹고 푹 잔다?…잠들기 3시간전부터 '금식'

늦은밤 운동 피하고 배가 고프면 우유 1잔

음상준 기자 = 술을 마시고 잠을 푹 잤다고 생각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정반대 결과를 초래한다. 일명 '취중(醉中)숙면'은 효과가 없을뿐더러 불면증이 생기는 나쁜 수면습관이기 때문이다. 담배도 마찬가지다. 담배에 들어있는 니코틴은 중추신경을 자극해 숙면을 방해한다.
30일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과음한 상태로 잠자리에 들면 오히려 자다 깨다를 반복하고 이튿날 피곤해진다"며 "불면증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올바른 수면습관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숙면을 위한 필수조건은 잠자리에 들기 3시간전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다. 찬 음료조차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심한 허기를 느꼈을 때는 데운 우유를 1잔 정도 마시면 포만감을 느끼고 잠이 잘 온다.
늦은 밤에 운동을 하면 몸이 각성돼 잠이 오지 않을 수 있다. 때문에 해가 지면 20~30분가량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낮잠은 하루에 20분을 넘지 않도록 하고, 동일한 시간에 자도록 노력한다.
침실은 가급적 어둡게 한다. 잠이 안온다고 형광등을 켜놓으면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까지 깊은 잠을 못 잔다. 잠들기전에 창문을 앞뒤로 열면 바람이 불어와 습도를 줄이고 쾌적한 환경을 만든다. 이불은 몸에 잘 붙지 않는 제품을 고른다.
잠자리에 누워 15~20분이 지나도 잠이 오지 않으면 뒤척이지 말고 흐린 불빛 아래에서 책을 읽는다. 잠들기 직전에 찬물로 샤워하는 것도 몸이 각성하는 나쁜 수면습관이다. 대신 미지근한 물로 몸을 씻으면 뭉친 근육이 풀리고 잠이 잘 온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으면 딱딱하고 통기성이 좋은 고급 침구류를 쓰는 것도 숙면에 도움을 준다.
대한수면의학회가 권장하는 건강한 수면습관은 과도한 낮잠은 피하는 것이다. 수면습관은 규칙적으로 유지하고 낮에는 가급적 눕지 않는다.
저녁에 힘든 운동은 하지 않고 야식을 먹지 않는다. 카페인이 든 음료와 술, 담배를 멀리한다. 침실은 잠들기 편하도록 조용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만든다. 침실에 시계를 두고 자다가 깨어날 때 시간을 확인하는 습관을 멀리한다. 가급적 침실에 있는 시계는 모두 치워버리는 것이 좋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항상 아침에는 같은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며 "잠들기전에 5분가량 복식호흡을 하는 것도 숙면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