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 기장읍
매만진 자연의 경계에 머무르다
짙푸른 하늘과 동해 바다의 경계가 묘하게 중첩된 풍경. 바로 그 곁에 자리한 아난티 코브는 힐튼 부산과 회원제로 운영하는 아난티 펜트하우스가 공존하는 복합 휴양 리조트 단지다. 차를 세우기 위해 아난티 코브 지하 주차장으로 향하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초현실적 세트장을 연상시키는 새하얀 드롭 존이 모습을 드러낸다. 매끈한 원형 통로 한 면에는 망망한 동해 풍경이 작품처럼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힐튼 부산 지하로 연결된 아난티 타운은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이용이 가능하다. 매일 천연 온천수를 끌어올리는 스파와 서점, 야외 공연장, 해변 산책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이곳에는 휴가철이 지난 시기에도 인파로 북적인다. 최근 문을 연 이연복 셰프의 목란과 이탤리언 레스토랑 볼피노, 브런치와 비스트로를 결합한 오버랩 등 부산 도심에서 접하기 힘든 수준 높은 다이닝도 이런 인기에 한몫한다. 아난티 타운의 중추처럼 드넓게 펼쳐진 서점 이터널 저니 역시 마찬가지. “도쿄 다이칸야마의 츠타야 티사이트를 연상시키는군요. 넉넉한 공간에 테마별로 나눈 서가의 구성이 흥미롭네요.” 김종관 감독이 거대한 책의 터널로 이뤄진 이터널 저니를 두리번거리며 이달의 추천 서가를 하나씩 들여다본다.
아난티 코브의 레지던스 객실로 돌아온 김종관 감독은 노트북을 꺼내 최근 촬영을 마친 편집본을 다듬는다. 꿈속에서 지난 기억을 반추하는 연인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영화가 그의 다음 작품. “현재는 음악 작업 단계예요. 음악과 사운드 믹싱까지 마치고 나면 영화의 완성도가 마법처럼 달라지죠.” 그는 사방이 고요한 객실 소파에 기대 자신이 공들여 연출한 영상을 반복해서 리와인드한다. “사실 익숙한 공간보다는 덜 익숙한 공간이 작업에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익숙하지 않으면서 안락하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차분하게 작업과 휴식을 이어가려는 창작자에게 아난티 코브는 이상적 환경을 제공하는 셈이다.
DIRECTOR’S CUT
생각이 들었다.”
중구 중앙동
공원과 창고에서의 몽상
김종관 감독의 영화 <최악의 하루>에서 주인공 은희와 그를 둘러싼 세 남자는 남산의 산책로를 오르내렸다. 오늘은 은희를 제외한 감독과 숨 가쁜 호흡을 내쉬며 용두산을 오른다. “예전에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용두산에 올라갔던 것 같은데….” 가파른 계단을 앞에 두고 김종관 감독은 잠시 과거의 어느 순간을 되짚는다. 그가 기억한 길은 반대편 광복동 방향. 중앙성당 앞에서 출발한 우리는 홀연히 솟아 있는 부산타워를 바라보며 공원 정상으로 향한다.
“참 오랜만이네요. 젊은 시절에는 부산을 찾을 때마다 왔었는데.” 그는 비가 촉촉하게 적신 용두산의 산책로를 걸으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이런 우중산책에 어울리는 이야기로 영화를 한편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군요.” 감독의 말을 듣고 문득 부산에서 벌어지는 <최악의 하루> 속편을 떠올려본다. 부산에 살고 있는 은희는 또 어떤 연애담을 풀어놓을지, 산모퉁이의 낯익은 바가 어떻게 등장할지, 영도 어딘가의 풍경 좋은 책방에선 누구와 커피를 마실지 등.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 시간이 다가오기 전까지 김종관 감독과 중앙동 골목을 좀 더 걸어보기로 한다. 그는 누군가와, 혹은 홀로 한 번쯤 지나쳤던 상점과 궁금증을 일으키는 카페 앞을 서성인다. 그렇게 지난 이틀간 우연과 인연이 중첩된, 꼬리를 물듯 이어진 여정을 차곡차곡 정리하며 골목 산책을 하염없이 이어간다.
DIRECTOR’S CUT
매만진 자연의 경계에 머무르다
짙푸른 하늘과 동해 바다의 경계가 묘하게 중첩된 풍경. 바로 그 곁에 자리한 아난티 코브는 힐튼 부산과 회원제로 운영하는 아난티 펜트하우스가 공존하는 복합 휴양 리조트 단지다. 차를 세우기 위해 아난티 코브 지하 주차장으로 향하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초현실적 세트장을 연상시키는 새하얀 드롭 존이 모습을 드러낸다. 매끈한 원형 통로 한 면에는 망망한 동해 풍경이 작품처럼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힐튼 부산 지하로 연결된 아난티 타운은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이용이 가능하다. 매일 천연 온천수를 끌어올리는 스파와 서점, 야외 공연장, 해변 산책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이곳에는 휴가철이 지난 시기에도 인파로 북적인다. 최근 문을 연 이연복 셰프의 목란과 이탤리언 레스토랑 볼피노, 브런치와 비스트로를 결합한 오버랩 등 부산 도심에서 접하기 힘든 수준 높은 다이닝도 이런 인기에 한몫한다. 아난티 타운의 중추처럼 드넓게 펼쳐진 서점 이터널 저니 역시 마찬가지. “도쿄 다이칸야마의 츠타야 티사이트를 연상시키는군요. 넉넉한 공간에 테마별로 나눈 서가의 구성이 흥미롭네요.” 김종관 감독이 거대한 책의 터널로 이뤄진 이터널 저니를 두리번거리며 이달의 추천 서가를 하나씩 들여다본다.
아난티 코브의 레지던스 객실로 돌아온 김종관 감독은 노트북을 꺼내 최근 촬영을 마친 편집본을 다듬는다. 꿈속에서 지난 기억을 반추하는 연인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영화가 그의 다음 작품. “현재는 음악 작업 단계예요. 음악과 사운드 믹싱까지 마치고 나면 영화의 완성도가 마법처럼 달라지죠.” 그는 사방이 고요한 객실 소파에 기대 자신이 공들여 연출한 영상을 반복해서 리와인드한다. “사실 익숙한 공간보다는 덜 익숙한 공간이 작업에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익숙하지 않으면서 안락하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차분하게 작업과 휴식을 이어가려는 창작자에게 아난티 코브는 이상적 환경을 제공하는 셈이다.
DIRECTOR’S CUT
생각이 들었다.”
중구 중앙동
공원과 창고에서의 몽상
김종관 감독의 영화 <최악의 하루>에서 주인공 은희와 그를 둘러싼 세 남자는 남산의 산책로를 오르내렸다. 오늘은 은희를 제외한 감독과 숨 가쁜 호흡을 내쉬며 용두산을 오른다. “예전에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용두산에 올라갔던 것 같은데….” 가파른 계단을 앞에 두고 김종관 감독은 잠시 과거의 어느 순간을 되짚는다. 그가 기억한 길은 반대편 광복동 방향. 중앙성당 앞에서 출발한 우리는 홀연히 솟아 있는 부산타워를 바라보며 공원 정상으로 향한다.
“참 오랜만이네요. 젊은 시절에는 부산을 찾을 때마다 왔었는데.” 그는 비가 촉촉하게 적신 용두산의 산책로를 걸으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이런 우중산책에 어울리는 이야기로 영화를 한편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군요.” 감독의 말을 듣고 문득 부산에서 벌어지는 <최악의 하루> 속편을 떠올려본다. 부산에 살고 있는 은희는 또 어떤 연애담을 풀어놓을지, 산모퉁이의 낯익은 바가 어떻게 등장할지, 영도 어딘가의 풍경 좋은 책방에선 누구와 커피를 마실지 등.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 시간이 다가오기 전까지 김종관 감독과 중앙동 골목을 좀 더 걸어보기로 한다. 그는 누군가와, 혹은 홀로 한 번쯤 지나쳤던 상점과 궁금증을 일으키는 카페 앞을 서성인다. 그렇게 지난 이틀간 우연과 인연이 중첩된, 꼬리를 물듯 이어진 여정을 차곡차곡 정리하며 골목 산책을 하염없이 이어간다.
DIRECTOR’S 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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