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장애 1급, 1년여 전 입에 문 '붓'
편견에 상처 받지만 '나는 멋지다' 최면
"온 에너지 담아 그림 그릴 때 제일 행복"
새 스케치북을 처음 받은 날, 최태웅(38) 작가는 문득 겁부터 났습니다. 새하얀 종이를 자신이 망쳐버릴 것 같아서였죠. "선생님, 저 스케치북 말고 저기 벽에 걸려있는 달력 몇 장만 찢어서 주시면 안 될까요?" 그날은 1년 4개월 전 최 작가가 처음 그림을 그린 날이었습니다. 최 작가는 그렇게 2주 간 달력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입에 붓을 물고요.
그날 이후 활동보조 선생님과 사온 열두 가지 색 물감을 집에 진열해 놓고 최 작가는 펑펑 울었습니다. "우리 어머니가 그림을 참 좋아하셨거든요. 그래서 누나는 미술학원에 다녔는데 그게 어릴 때 너무 부러웠어요. 그 장면이 갑자기 머리속에 휙휙 지나가는데 엄청 눈물이 나오는 거예요."
그렇게 그림을 그리게 된 지도 1년 반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최 작가는 생전 처음 그림 전시회를 열고, 지난 6월 인천에서 열린 지방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까지 땄습니다. 지난달 11~14일에는 전국장애인기능대회에도 출전했습니다.
"저는 자연을 그리는 게 좋아요. 신이 만드신 자연을 최고로 잘 그릴 때까지는 풍경화를 그리고 싶어요."
최 작가는 무척 밝았습니다. 인터뷰 내내 분위기가 어색해지지 않게 농담을 건네고 먼저 웃어보였습니다. "원래 성격이 밝으세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장애인들이 겪는 '시선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저도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에요. 사실 한국에 사는 많은 장애인들이 '시선' 때문에 안에만 있으려고 해요. 당장 휠체어 끌고 밖에 나가면 동물원 원숭이처럼 쳐다보거든요. 한 번은 어떤 아이가 엄마랑 가는데 저를 보더니 '엄마, 저 오빠는 왜 그래?'라고 묻더라고요. 근데 엄마가 애한테 '엄마 말 안 들어서 저렇게 된 거야'라고 하는 걸 들었어요. 저 엄마 말 진짜 잘 들었거든요. (웃음) 너무 속상했어요."
나가기 전 거울을 볼 때마다 최 작가는 늘 최면을 건다고 합니다. '나는 잘생겼다. 나는 잘생겼다. 다들 부러워서 쳐다보는 거다'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생각을 바꿔나가기 시작하면서 요새는 집에 있는 거보다 오히려 나가는 걸 즐깁니다.
그는 그림을 그릴 때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는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입으로 그림을 그리려면 온 몸을 움직여 정교하게 붓터치를 해야 하니까요. 그림 한 점을 완성하면 늘 진이 빠집니다. 그래도 화폭에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거, 보고싶은 것들을 마음껏 담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풍경 속에 사람은 없지만 사람 냄새가 나는 그림을 그리는 게 그의 목표입니다.
편견에 상처 받지만 '나는 멋지다' 최면
"온 에너지 담아 그림 그릴 때 제일 행복"
새 스케치북을 처음 받은 날, 최태웅(38) 작가는 문득 겁부터 났습니다. 새하얀 종이를 자신이 망쳐버릴 것 같아서였죠. "선생님, 저 스케치북 말고 저기 벽에 걸려있는 달력 몇 장만 찢어서 주시면 안 될까요?" 그날은 1년 4개월 전 최 작가가 처음 그림을 그린 날이었습니다. 최 작가는 그렇게 2주 간 달력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입에 붓을 물고요.
그날 이후 활동보조 선생님과 사온 열두 가지 색 물감을 집에 진열해 놓고 최 작가는 펑펑 울었습니다. "우리 어머니가 그림을 참 좋아하셨거든요. 그래서 누나는 미술학원에 다녔는데 그게 어릴 때 너무 부러웠어요. 그 장면이 갑자기 머리속에 휙휙 지나가는데 엄청 눈물이 나오는 거예요."
그렇게 그림을 그리게 된 지도 1년 반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최 작가는 생전 처음 그림 전시회를 열고, 지난 6월 인천에서 열린 지방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까지 땄습니다. 지난달 11~14일에는 전국장애인기능대회에도 출전했습니다.
"저는 자연을 그리는 게 좋아요. 신이 만드신 자연을 최고로 잘 그릴 때까지는 풍경화를 그리고 싶어요."
최 작가는 무척 밝았습니다. 인터뷰 내내 분위기가 어색해지지 않게 농담을 건네고 먼저 웃어보였습니다. "원래 성격이 밝으세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장애인들이 겪는 '시선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저도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에요. 사실 한국에 사는 많은 장애인들이 '시선' 때문에 안에만 있으려고 해요. 당장 휠체어 끌고 밖에 나가면 동물원 원숭이처럼 쳐다보거든요. 한 번은 어떤 아이가 엄마랑 가는데 저를 보더니 '엄마, 저 오빠는 왜 그래?'라고 묻더라고요. 근데 엄마가 애한테 '엄마 말 안 들어서 저렇게 된 거야'라고 하는 걸 들었어요. 저 엄마 말 진짜 잘 들었거든요. (웃음) 너무 속상했어요."
나가기 전 거울을 볼 때마다 최 작가는 늘 최면을 건다고 합니다. '나는 잘생겼다. 나는 잘생겼다. 다들 부러워서 쳐다보는 거다'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생각을 바꿔나가기 시작하면서 요새는 집에 있는 거보다 오히려 나가는 걸 즐깁니다.
그는 그림을 그릴 때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는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입으로 그림을 그리려면 온 몸을 움직여 정교하게 붓터치를 해야 하니까요. 그림 한 점을 완성하면 늘 진이 빠집니다. 그래도 화폭에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거, 보고싶은 것들을 마음껏 담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풍경 속에 사람은 없지만 사람 냄새가 나는 그림을 그리는 게 그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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