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불을 질렀다

강원 설악산부터 전남 백양사까지… 울긋불긋 전국 단풍축제

'노을빛 아득하게 저무는 산이 붉고, 달빛이 배회하는 가을 물이 맑구나.' 고려 말 포은 정몽주는 이런 내용이 담긴 '쌍계루(雙溪樓)에 부쳐'라는 시문을 남겼다. 전남 장성군 백암산(해발 741m) 백양사(白羊寺) 2층 누각 쌍계루에 이 글이 걸려 있다.
옛 문인을 절로 감탄하게 했던 가을 숲이 서서히 붉게 물들고 있다. 오는 주말 즈음 절정을 맞이하는 곳이 많다. 전국 곳곳에서 내달 초까지 단풍 축제가 이어진다.
포은을 사로잡은 백양사 단풍은 내달 초 절정을 맞는다. 장성군과 백양사가 이때 '장성 백양단풍축제'를 백양사 일원에서 연다. 올해 축제 기간은 내달 2~11일 10일간이다. 장성군은 고즈넉한 단풍 정취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소무대에서 음악 공연을 주로 열기로 했다. 국악·클래식·팝페라·포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공연을 매일 선보인다. 사진전과 시화전을 비롯해 천연비자비누 만들기, 국립공원 숲속 걷기, 종이꽃 만들기와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한다.
전북 무주 덕유산 자락에 있는 적상산(赤裳山·해발 1034m)은 매년 이맘때쯤 산골짜기를 휘감는 운해(雲海)가 장관을 이룬다. 전국에서 모여든 사진가들이 하얀색 운해 위를 떠다니는 듯한 붉은 단풍의 모습을 담기 위해 장사진을 이룬다. 적상산 단풍은 오는 27일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적상산은 아래에서 정상까지 길이 나 있어 등산을 하지 않아도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산 중턱에 있는 머루와인 동굴 족욕 체험장은 산행으로 지친 몸을 달래려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충북에서는 속리산 단풍이 유명하다. 오는 27일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단풍 시기에 맞춰 보은군은 21일까지 속리산 일원서 보은 대추축제를 연다. 260여 개의 농산물 판매 부스가 들어서 대추·사과·배·고구마 등 80여 종의 농산물을 전시 판매한다. 축제 기간에는 제23회 속리산 단풍가요제(13일), 제12회 보은민속 소싸움대회(13∼19일)를 비롯한 많은 행사도 펼쳐진다.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26일부터 28일에는 속리산 잔디공원 일원에서 '제41회 속리축전'이 개최된다. 천왕봉 산신제와 송이놀이를 바탕으로 1058명분의 산채비빔밥 체험행사 등 10여 가지 프로그램이 선보일 예정이다. 정상혁 보은군수는 "역사가 있고 단풍이 아름다운 보은군에 오면 오감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동두천 소요산

충남 보령 성주산

전북 무주 적상산

전남 장성 백양사

강원 설악산

충북 보은 속리산

대구 동구 팔공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