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고건축 문화재 30% 안동
안동의 첫인상은 역시나 전통문화의 본고장이라 불릴 만하다는 것이었다. 시선이 머무는 곳곳에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고건축물이 많이 보였다. 국내 고건축문화재 가운데 3분의 1이 경북 북부지역에 집중돼 있고, 그 가운데 3분의 2가 안동지역에 분포한다고 하니 허투루 본 풍광이 아닌 셈이다. 이들 고건축물이 비교적 옛 모습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했다. 건물의 본래 기능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말해주니 말이다. 왜 안동에는 이처럼 살아 있는 고건축물이 산재해 있을까. 다른 지역에 비해 유교문화가 강성했기 때문이다. 취침과 휴식을 위한 공간, 학문을 연마하고 스승의 학문과 덕망을 기리는 공간, 신위를 배향하는 공간, 유림의 회합이 이뤄지는 공간 등 유교문화에 입각해서 세워진 건물이 주류를 이룬다. 여기에 이런 전통과 문화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가치관도 한몫했다. 실제로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때는 건축물 훼손을 우려해 미리 가옥을 해체해 땅에 묻어두기도 했다.
안동은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식문화도 눈여겨볼 만한 것이 많은 곳이다. 세시풍속 등이 잘 보존된 하회마을은 조선시대 때 전통 음식 문화도 잘 이어오고 있다. 산으로 둘러싸인 안동은 교통이 불편해 어촌에서 소금에 절인 자반 어물과 건어물 해조류가 밥상에 올랐다. 특히 문어는 이곳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식재료로 여겨진다.
유교문화 영향으로 문어의 문은 글월문(文)자의 문과 동일한 음을 갖고 있는 데다 먹물이 갖는 상징성 덕분이다. 안동 곳곳에 산재해 있는 명가문에서는 의례음식인 떡, 한과류, 그리고 다양한 기법의 가양주 등을 만든다. 이들 음식은 소박하고 격조 있는 특유의 내림 식문화로 전해온다. 안동에서는 내림 손맛을 담은 500~600년 전 양반가의 의례음식부터 찜닭과 현대의 로컬푸드 가공품까지 식문화의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밥상을 경험할 수 있다.
아울러 안동을 대표하는 농산물 하면 '마'를 빼놓을 수 없다. 전국 생산량 중 70%가 안동에서 난다. 참마는 '산에서 나는 장어'라 불릴 만큼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재료이자 약재료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동의보감에는 오장을 튼튼하게 하고, 기력을 돋우며, 위장을 잘 다스리는 등 그 효능에 대해 자세히 기록돼 있다.
또 일교차가 큰 안동은 사과 맛이 좋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적절한 토양과 기후 조건 덕분에 색상이 선명하고 향과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전국 소비자가 뽑은 3년 연속 우수 농산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콩, 우엉, 생강, 고추 등은 안동에 가면 잊지 말고 꼭 사와야 할 산지 작물로 손꼽힌다.
▷ 컬리너리투어란?
컬리너리투어(culinary tour)는 요리의 culinary와 여행의 tour가 합쳐진 말로 여정의 핵심에 음식을 놓는 새로운 여행 방식을 말한다. 음식은 세계 모든 사람들의 공통 언어다. 음식을 통해 그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고,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음식문화관광은 단순히 맛집 투어가 아니다. 식재료에는 사계절 내내 밭을 가꾼 농민과 산지의 히스토리가 담겨 있고, 요리사의 손길로 세련되게 변신한 음식은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요리를 배우고, 산지에서 식재료의 역사를 듣고, 문화를 체험하며 건강하고 즐거운 여행을 즐기려는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와이너리 투어를 다니던 관광객이 이제는 프랑스에 페이스트리 클래스를 수강하러 가고, 이탈리아에 8주간 요리 기술을 배우러 떠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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