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오르는 바퀴 보셨나요?'…생기발랄 아이디어 축제

'제9회 현대·기아차 R&D 페스티벌'....젊은 연구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 선봬

#현대·기아차 연구원이 퍼스널모빌리티(1인용 운송수단)를 타고 계단을 올라가자 모두 탄성이 터졌다. 퍼스널모빌리티가 가진 최대의 장애물을 극복한 셈이다. 휠체어에 적용해도 될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수소전기차 ‘넥쏘’가 시속 80km로 1시간을 달릴 때 발생하는 물의 양은 6.9리터. 현대·기아차 연구소의 ‘숲어카’팀은 버려지는 물을 모아 어항을 꾸미고, 커피를 끓이는 데 쓰는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샤워기로 나오는 물로 세차도 가능했다.

현대·기아자동차가 30일 경기 화성시 기술연구소에서 연 '2018 R&D 아이디어 페스티벌' 대상은 퍼스널모빌리티의 한계를 극복한 ‘NAMU(나무)’팀에 돌아갔다. 행사장에는 현대·기아차의 연구를 총괄하는 양웅철 부회장과 권문식 부회장 등도 참석해 흥미로운 표정으로 경연을 참관했다.
현대·기아차는 연구개발본부(R&D) 내 열린 연구문화 조성에 기여하고 연구원들의 열정, 창의력을 끌어내기 위해 2010년부터 이 행사를 시작했다. 2~6명의 연구원이 팀을 이뤄 차량 기술과 모빌리티 아이디어를 실물로 만들어 경연을 펼쳤다.
지난 3월과 5월에 연구원들에게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했고, 이 중 참신하고 독창성이 돋보이는 12개의 팀이 이날 본선에 진출했다. 올해는 특별히 중국연구소에서도 경연에 참가했다.
대상을 받은 나무팀은 바퀴 만으로 계단과 같은 장애물을 오를 수 있는 퍼스널 모빌리티를 개발했다. 기존 퍼스널모빌리티가 보통 계단을 오르지 못하고, 오르기 위해서는 특별제작한 모듈을 달아야하는 불편함이 있다는 게 연구의 시작이었다.
최진 연구원은 "시중 제품들은 추가 모듈을 부착해야 해 효율이 떨어지고, 비싸다"며 "우리는 바퀴만으로 계단을 오를 수 있어 향후 몸이 불편하신 분들이 사용하면 장애물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나무팀이 대상을 수상하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수소전기차 ‘넥쏘’에서 발생하는 물을 활용한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에서 나오는 전기로 달리는 수소전기차는 깨끗한 물도 함께 만들어진다.
'넥쏘'에서 만들어지는 물은 대부분 수증기로 증발하는데 숲어카팀은 물을 모으고 활용하는 것에 집중했다. 모은 물은 차량 내에서 어항이나 화분을 가꾸고, 커피에도 쓸 수 있다.
김정빈 연구원은 "버려지는 물을 활용해 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며 "샤워기를 통해 씻거나 차량을 세차할 수 있고, 아프리카 등 물이 부족한 곳에서는 생활용수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기정화, 회생제동, 배터리 등 다양한 기능을 보유한 휠을 제작한 ‘올 인 휠’ △사이드글라스에 맺힌 빗물을 바람으로 제거하는 ‘비도 오고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히어 아이 엠’ 팀도 호평을 받았다.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로 상상력들이 정말 대단하다”며 “예전보다 현실감이 있는 아이디어로 당장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것 같아 현대차의 미래가 든든하다”고 말했다.

"우와! 전동 휠이 계단을 오르내리네"
전동 휠, 전동 스쿠터 등 퍼스널 모빌리티는 교통체증과 주차난을 피할 수 있고 전기를 사용해 친환경적인 이동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레저용으로도 인기다. 전동 휠체어는 발이 불편한 노약자들의 발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최대 약점이 있다. 계단에 약하다. 오르막도 거침없이 올라가지만 계단에서는 젬병이다. 무거운 퍼스널 모빌리티에서 들고 올라가야 한다. 출퇴근길 계단 때문에 퍼스널 모빌리티 구입을 주저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비싼 돈을 주고 무한궤도(캐터필러)로 바꾸면 계단을 오를 수 있지만 평지에서는 이동 속도도 느리고 에너지도 많이 소모한다.
현대·기아자동차가 30일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경기 화성시)에서 연구개발본부(R&D)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2018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는 바퀴를 교체할 필요없이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 전동 휠이 등장했다.
최진·정훈·조선명·이정우 연구원은 신축성 높은 소재로 바퀴를 만들어 무한궤도 탱크처럼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 전동 휠 '나무(NAMU)'를 출품해 대상을 받았다. 이 기술은 전동 휠은 물론 전동 휠체어에도 적용할 수 있다. 레저용으로 사용할 경우 계단이 많은 북한산도 오를 수 있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형태 변형이 가능한 공기주입식 시트 'Big Hero' ▲자동차 운전용 마우스 형태 핸들 'Atlas Project' ▲대기정화, 회생제동, 배터리 등 다양한 기능을 보유한 휠 'All-in-Wheel' ▲공간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전기차 자동충전 시스템 'Hidden Charger' ▲사이드글라스에 맺힌 빗물을 바람으로 제거하는 '비도 오고 그래서' ▲수소차에서 발생한 물을 활용해 식물을 재배하거나 세차도 할 수 있는 '숲어카' 등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