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하는 사람. 둘이 벌다보니 수입은 적지 않은데 돈이 모이지 않는다는 사람. 어떻게 하면 돈 관리 잘 할 수 있을지 고민인 사람.
맞벌이의 함정
하버드대학 법대 교수인 엘리자베스 워런 박사의 책 '맞벌이의 함정'을 아시나요.
워런 박사는 이 책에서 맞벌이 부부가 외벌이 부부에 비해 오히려 재정이 불안정하고 파산이 늘어난다고 주장했는데요.
맞벌이 부부의 경우 매월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지출이 늘어나고, 이로 인해 부부 중 한 사람이 실직하면 늘어난 고정비를 감당할 수 없어 경제적으로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고정비가 늘어난 만큼 저축을 많이 한다면 맞벌이 부부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는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쉽진 않습니다.
실제로 국민연금연구원에서 2016년 '생애주기별 소비 및 저축실태 분석에 따른 노후준비 전략'이라는 연구 자료를 발표했는데요.
중간 소득 수준인 3분위 기준으로 저축 비율의 차이를 검증한 결과 맞벌이 가구와 외벌이 가구의 저축 비율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단 맞벌이를 하는 부부의 경우 두 사람 몫의 교통비, 의류비, 통신비가 고정적으로 발생합니다. 부부가 직장에 있는 동안 자녀를 돌보는 데 사용하는 보육비, 학원비와 같은 사교육비도 있죠.
일과 살림 모두 해내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외식비와 가사서비스에 드는 비용도 외벌이 가구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주택 대출이나 자동차 할부금이 있다면 고정비는 더 높아지겠죠.
특히 일하는 엄마의 경우 평소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는 미안한 마음에 아이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트에서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를 거절하지 못하고, 아이를 위한 식재료는 값이 비싸더라도 좋은 것만 고르게 됩니다.
주말이면 평일에 놀아주지 못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놀이동산, 키즈카페 등에서 감정이 담긴 지출을 합니다.
맞벌이 부부에겐 맞춤형 돈 관리가 필요하다
맞벌이 가구는 외벌이 가구와 다른 몇 가지 특성에 맞춰 돈 관리와 재테크를 시도해야 합니다.
사내커플이 아닌 이상 맞벌이 부부의 월급날은 다를 겁니다. 월급날도, 월급 통장도 다르니 부부의 성향에 따라 월급을 각자 관리하거나 일정 금액을 생활비로 갹출해 공동자금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푼돈이 새지 않도록 돈 관리를 하려면 두 개의 월급 통장을 외벌이 가구처럼 하나의 통장으로 관리하는 게 좋습니다. 통장을 합쳐야 지출의 파악이 쉽고 목돈을 만드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지요.
수입을 각자 관리하면 아무래도 씀씀이가 커지게 되고, 배우자 몰래 비상금을 챙길 때도 있기 때문에 맞벌이부부는 통장을 합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월급날이 다른 부부라면 둘 중 한 명의 급여통장을 '소비 통장'의 개념으로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아내의 월급날이 10일, 남편의 월급날이 25일이고 월급 관리를 남편이 한다면 남편의 통장이 소비 통장이 됩니다.
소비 통장은 지출이 발생하는 통장으로 용돈, 카드 결제대금, 통신요금, 공과금 등이 빠져나가는 통장입니다. 이때 저축, 연금 등의 돈도 모두 소비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같은 소비는 모두 자동이체를 걸되, 남편의 월급날 다음날인 26일로 설정합니다. 아내는 최소 자동이체의 전날인 25일, 즉 남편의 월급날과 동일한 날 자신의 월급 전액을 남편의 통장으로 이체합니다. 물론 협의 하에 이체일을 정하고 반드시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이처럼 소비통장에서 부부 두 명 몫의 월급을 한 날짜에 합치고 바로 다음날 주요지출이 자동이체로 빠져나간 후 남은 예산 범위 내에서 지출하며 서서히 소비를 줄이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맞벌이 케이스 2) 월급 액수가 다를 경우
세금공제를 위한 필수템인 카드를 현명하게 활용하려면 부부 중 소득이 낮은 사람의 명의로 생활비 카드를 발급, 사용해 공제를 몰아주는 게 이득입니다.
예제) 신용카드의 공제한도는 25%다. 남편의 연소득 5000만원, 아내의 연소득 4000만원일 때 남편의 공제한도는 1250만원이고, 아내의 한도금액은 1000만원이다. 이때 아내 명의의 신용카드를 집중사용해 공제한도인 1000만원을 초과한 이후부터 공제율이 높은 체크카드와 대중교통, 재래시장 등의 사용을 늘리면 소득공제 금액을 높일 수 있다.
소박한 배우자 입장에서는 고가의 가전제품이나 명품을 구입하는 배우자에게 불만이 생기기도 합니다. 경제적 가치관이 다른 맞벌이 부부는 재테크 목표를 공유하기도 어렵죠.
부부의 경제적 가치관이 다르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점은 결혼과 동시에 서로의 수입과 지출을 솔직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각자 갖고 있던 적금, 펀드, 주식 등 재테크 내역도 모두 공유해야 합니다. 대화 중 서로의 경제관이 다르다고 느껴도 그것을 부정하거나 비난하는 대신 상대의 성장 환경과 경험이 축적돼 형성된 가치관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협의점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각자 생각하는 지출과 저축의 목표를 정합니다. 이때 전체 지출규모가 부부 중 한 사람의 월급을 넘지 않도록 유의하세요.
맞벌이 케이스 4) 출산 전 맞벌이 부부라면
출산 전에 두 사람의 월급 합산액 중 40~50%를 저축하고 주택이 없다면 청약저축에 가입해 소액이라도 꾸준히 저축을 시작하세요.
맞벌이 케이스 5) 돈 관리는 누가 해야 할까
둘 중 누가 돈 관리를 하는가는 맞벌이 부부들에게 매우 예민한 부분인데요. ‘돈 관리는 여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집안의 경제권은 남자가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많으시더라고요. 아마 돈 관리를 ‘권력’이나 ‘자존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돈 관리는 남편이든 아내든 둘 중 꼼꼼한 사람이 하면 됩니다. 다만 돈 관리를 하는 사람은 자신을 믿고 통장을 내어 준 배우자를 위해 몇 가지 수고가 필요합니다.
일단 매달 모든 수입과 지출의 내역을 정리해 배우자와 공유해야 합니다. 두 사람이 목표로 잡은 중·장기 저축과 지출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지도 포함돼야겠죠. 이런 돈 관리를 단순히 ‘주도권’이라 생각하는 대신 우리 가정의 재정을 위해 노력하는 거라 생각하는 게 중요해요.
외벌이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싶어 시작한 맞벌이! 특히 일하는 엄마의 경우 아직 손길이 많이 필요한 아이를 기관에 맡기고 일터로 나가야 하는 고충도 따르겠죠. 하지만 자신의 일에 매진하며 성장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자녀들도 부모를 존경하고 책임감을 배울 수 있답니다.
또한 내 아이에게만큼은 보다 나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어 직장으로 나간 일하는 엄마들의 마음은 맞벌이 소득을 값지게 만들어주는 바탕이 됩니다. 책임감 있는 부부이자 부모가 되기 위해 시작한 맞벌이 생활, 효율적인 돈 관리로 안락한 미래를 설계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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