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랠리와 1월 효과

2019년 시작부터 주가 떨어져 당황한 사람, 주식 갖고 있을지 팔지 계속 고민되는 사람, 전통적으로 주식 시장 좋은 시즌이 궁금한 사람.

2019년이 아직 실감도 나지 않은 요즘, 투자자들은 적잖이 당황 중이다. 이미 지난해 충분한 하락을 경험했는데(또는 경험했다고 생각했는데…!) 새해 주식시장이 시작부터 연일했기 때문이다.
이틀 간의 하락으로 코스피는 다시 2000 아래로 내렸다. 코스닥도 2017년 4분기 급등을 모두 반납했다.
이런 분위기 탓일까. 이맘 때 쯤 주식뉴스에 한창 등장했을 법한 단어 2개가 사라졌다. 바로 '산타 랠리'와 '1월 효과'다.
둘다 연말연초에 주가가 오를 때가 많다는 얘긴데, 작년말과 올해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 불과 1년 전인 2017년 말~ 2018년 초만 해도 꽤 큰 폭의 주가 상승이 있었는데, 1년 만에 상황이 정확히 반대가 됐다.

산타 랠리 (Santa Rally)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연말과 신년 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 미국에서 탄생한 단어로 크리스마스 즈음에 기업의 각종 보너스가 집중되고, 가족과 친지 선물 등 소비가 증가해 기업 매출이 늘어난다. 이를 기대해 주식을 사려는 사람도 많고 주가도 오를 때가 많다.

1월 효과 (January effect)
☞ 해가 바뀌면 막연히 주가가 오를거란 기대로 주식시장에 돈이 몰려 실제 주가도 오르는 현상.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각종 정부 정책이 1월에 발표되고, 그 해 경제에 대해 대체로 낙관적인 전망이 많기 때문임이 꼽힌다. 특히 중소형주가 오를 때가 많다.
두 단어 모두 미국에서 나왔다. 그럼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도 산타 랠리, 1월 효과가 있었을까? 지난 1999년부터 2018년까지 20년을 조사해봤다.
아래는 코스피, 코스닥으로 구분해 월별 평균 지수 상승률을 높은 순으로 세운 표다. 2개 지수, 1~12월까지 있으니 총 24개 경우가 나온다.
1등은 코스피 4월이다. 지난 20년 동안 한 달 상승률이 평균 2.8%였다. 즉, 4월은 대체로 주식시장이 좋았단 의미다.
1월과 12월을 보면 우선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평균 상승률 '플러스(+)'를 기록했다. 코스닥의 1월 상승률은 전체 3등이고, 코스피의 12월 상승률은 7등이다.
다만 1월과 12월 모두 '최고의 한 달'로 부르긴 어렵다. 당장 4월의 경우 코스피는 전체 1등, 코스닥은 6등을 기록했다. 11월은 코스피 2등, 코스닥 4등이다. 3월 또한 코스피는 전체 5등, 코스닥은 9등을 기록했다. 3,4,11월 모두 1월과 12월보다 시장이 좋았다.

코스닥 지수의 1월을 보면 급등한 연도도 제법 보인다. 한 달 동안 무려 24.4% 올랐던 2005년을 비롯, 2002년, 2009년, 2015년, 그리고 바로 지난해 2018년이 좋았다. 특히 지난해 1월 코스닥 지수 상승률은 14.4%로 13년 만에 최고였으니, 당시 분위기를 짐작할 만하다. '1월 효과'가 최소한 코스닥 만큼은 발휘될 때가 많았다.

코스피는 산타 랠리를 나름(?) 보여줬다. 코스피 12월 평균 상승률은 1.5%로 전체 7위다. 단, 연도별로 볼 때 산타가 찾아온 시기는 대부분 2010년 이전이다. 1999년, 2001년, 2005년, 2008년, 그리고 2009년이다(아래 빨간 색 막대 그래프 순서대로).

2010년 이후로만 한정하면 12월 평균 상승률은 -0.6%로 전체 19위에 해당한다. 코스피는 꽤 오랫동안 산타없는 12월을 보내고 있다.

연이틀 내렸던 주식시장은 4일(금)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는 0.8%, 코스닥은 1.1% 상승이다. 연초부터 마음을 졸이던 투자자 모두에게 올 한해 산타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9년 주식시장은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