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에 땀이 쫙~더위야 물렀거라 '삼계탕'

복날 가장 많이 찾는 보양식은 역시 삼계탕이다. 삼계탕은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의 보고인 닭고기, 건강에 이로운 인삼, 그리고 황기 등을 넣고 푹 고아 환상의 맛과 영양을 자랑한다.

전통적으로 지켜온 약식동원
예로부터 무더운 여름을 거뜬히 나기 위해 먹던 삼계탕. 땀을 많이 흘려 기운이 없을 때나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환절기, 병을 앓은 후 몸이 쇠약해졌을 때도 계절에 맞는 보양 재료를 더해 삼계탕을 끓여 먹으면 기운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에 “닭은 성질이 따뜻하고 오장의 허약 증상을 다스리며 기력을 왕성하게 한다”고 적혀 있다. 닭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소화 흡수가 잘되고, 병치레한 뒤 허한 기를 보해주며, 성장기 아이의 발육에 도움이 된다.
인삼 또는 황기를 배합해 탕을 끓이면 냉한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무기력한 기운을 끌어올려준다. 오가피와 엄나무를 배합하면 근력과 뼈 건강에 좋고 구기자와 당귀를 배합하면 평소 체력과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혈색이 윤택하지 않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또 닭은 전복, 낙지와 궁합이 좋다. 닭의 단백질이 에너지를 북돋아준다면 전복과 낙지는 스트레스로 인한 흥분과 신경 안정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식재료를 같이 먹으면 음양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뚝배기에 뜨겁게 끓여내야 제맛
삼계탕을 끓일 때는 한 사람이 혼자 먹기에 알맞은 어린 닭을 구입해 배를 조금 갈라 내장을 빼내고 안에 불린 찹쌀과 인삼, 대추, 마늘 등을 넣은 다음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도록 실로 묶은 뒤 물에 넣고 서서히 끓인다.
삼계탕 맛을 제대로 내려면 재료도 중요하지만 뚝배기에 뜨겁게 끓여내야 한다. 삼계탕에는 몸에 이로운 부재료가 듬뿍 들어간다. 인삼은 체내 효소를 활성화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마늘은 강장제 구실을 하고, 밤과 대추는 위를 보호하면서 빈혈을 예방한다. 고소하고 걸쭉한 맛을 살리기 위 해 땅콩 가루나 들깨 가루를 넣기도 한다.

닭 보양 요리 맛집

강원정 삼계탕
1978년 이북 출신 강경순 할머니가 원효로 주택가의 오래된 한옥에서 시작했다. 길게 썰어 올린 파채로 뒷맛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바라기씨, 잣같은 견과류를 갈아 육수에 넣지 않고 삼계탕 위에 뿌려내 육수가 깔끔하다. 닭고기 살과 함께 간간이 씹히는 견과류는 고소함을 더한다. 닭발과 한약재를 넣고 6~7시간동안 푹 끓여 만드는 육수는 은은한 인삼 향을 풍긴다. 오골계와 접붙인 웅추를 써서 육질이 탄탄하고 쫄깃하다. 양념을 한 듯 안 한 듯 허여멀건한 이북식 물김치도 다른 곳에서는 먹을 수 없는 특별한 맛이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원효로89길 13-10
문의 02-719-9978

평래옥 초계탕
1950년에 문을 연 평래옥은 평양냉면과 함께 초계탕이 유명하다. 초계탕은 대표적 여름 별미로, 차가운 육수에 삶은 닭고기와 메밀면 그리고 배추와 무, 배 등을 넣고 버무린 음식이다. 큰 얼음까지 한 덩어리 들어가 식초와 겨자로 살짝 간한 국물을 들이켜면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육수 맛이 훌륭하고 메밀면도 적당히 부드러워 먹기에 좋다. 초계탕에는 삶은 닭고기를 잘게 찢어서 넣는데, 닭고기도 아쉽지 않을 정도로 푸짐하게 들어 있다. 초계탕에 녹두지짐이나 만두 등을 곁들여 먹어도 좋다.
주소 서울시 중구 마른내로 21-1
문의 02-2267-5892

성너머집 닭볶음탕
수십 마리의 닭과 양념을 커다란 가마솥에 넣고 익힌 다음 뚝배기에 담아 다시 한 번 살짝 끓여 손님상에 낸다. 40분이면 가마솥 안에서 닭고기가 가장 맛있게 익고, 통감자가 으깨지지 않으면서도 포슬하게 익는다. 큼직한 닭고기는 가슴살마저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우며, 통통한 다리와 날개 살은쫀득하면서 야들야들하다. 고추장 대신 빛깔과 향이 좋고, 깊이 있는 매운맛의 정읍산 고춧가루로 매콤한 맛을 낸다. 햇빛에 직접 말린 표고버섯은 감칠맛을 돋우고, 양파를 통으로 넣어 끓인 후 믹서에 곱게 갈아 다시 부어 국물이 걸쭉하면서 달큰한 맛이 난다.
주소 서울시 은평구 불광로18길 13-1
문의 02-764-85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