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달 열심히 채운 통장, 12월 알뜰하게 지키는 방법

연말 다가오니 이것저것 돈 나갈 곳이 많다 하는 사람. 가는 곳마다 붙은 '세일' 표시에 늘 흔들리는 사람. 충동 구매가 잦은 사람.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송년 모임 있는 사람. 술자리만 갔다 하면 2차, 3차를 외치는 사람.

기다리고 고대하던

기다리고 고대하던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한 사회초년생에게 설레는 연말이 다가왔습니다.
성큼 다가온 이번 연말은 학생·취준생 때와는 달리 근사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입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돈도 벌고, 여유가 생겼으니 화려한 연말파티나 모임에 참석하고 싶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고급스러운 옷도 장만하고 싶죠. 그동안 고마웠던 이들에게 거하게 한 잔 사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들뜬 연말이 가까워올수록 사회초년생들이 반드시 체크하고 알아둬야 할 9가지 비법이 있답니다. 돈이 새는 연말의 함정과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간단한 팁만 알아도 사회초년생의 통장을 두둑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파격 세일이 파놓은 달콤한 함정

미국 추수감사절(11월 마지막 주 목요일) 다음날부터 연말까지 대규모 할인 판매를 하는 미국의 최대 세일기간을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라고 부릅니다. 고급 브랜드 의류부터 가구, 가전제품 등을 파격적인 가격에 살 수 있어 미국인들은 이 때를 노려 사고 싶었던 물건을 실컷 장만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코리아 세일페스타'를 열기도 하죠. ‘이 때 아니면 이 가격에 살 수 없다’며 시즌마다 열리는 백화점과 아울렛의 세일도 비슷합니다. 

특히 사회초년생이라면 연말과 함께 찾아온 대규모 세일에 마음을 뺏길 만합니다. 학생 시절, 취업준비 시절 입던 옷들은 이제 회사에 입고 가기에 조금 민망하죠. 내 힘으로 돈을 버니 고급스럽고 좋은 브랜드 옷 두어 벌쯤 사서 스스로에게 ‘셀프선물’로 줘도 아깝지 않지요.
몹시 갖고 싶었지만 미뤄뒀던 가전제품과 모바일제품도 구입하기 좋고, 부모님이나 가족에게 폼 나는 선물을 하기에 블랙 프라이데이와 같은 대규모 세일은 달콤한 유혹입니다.
그렇다면 새내기 직장인의 마음을 유혹하는 파격세일은 어떤 함정을 파놓았을까요? 정말 합리적인 가격에 알뜰한 쇼핑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요?
세일의 함정 1) 한정 판매
‘한정 판매’, ‘한정 수량’, ‘재고가 있을 때까지’와 같은 말은 소비자의 발을 꽁꽁 묶어 놓습니다. 수량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가격마저 합리적이라며 덥석 구매하게 만드는 한정 판매의 마법이죠.
하지만 한정된 수량은 판매자 외에는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 몇 개 남지 않는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했다고 기뻐하는 건 한정 판매의 부추김에 넘어간 것뿐입니다. 

세일의 함정 2) SALE이라는 표기
사람들은 같은 가격의 물건이라도 ‘SALE’ 표기가 붙어 있는 상품을 구매합니다. 세일은 우리가 물건을 저렴하게 산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방법이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50%, 60%와 같이 높은 할인율이라면 그냥 지나칠 뻔한 소비도 고민하게 만드는데요. 세일 제품이라고 해도 쓸모 있는 제품인지, 반드시 필요한 물건인지 생각해보면 아닌 경우가 더 많답니다.
세일의 함정 3) 쇼핑 장소와 시간
언제나 세일판매가 이루어진다는 ‘아울렛(Outlet)’의 매장이 왜 항상 교외에 위치하는지 아시나요? 바로 사람들의 본전심리를 자극하기 위해서랍니다. 물건을 저렴하게 사기 위해 먼 곳까지 힘들게 왔다면 뭐라도 사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날짜와 시간을 수시로 체크하고, 백화점 세일기간이나 화장품 브랜드의 월간 세일 날짜를 체크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물건을 저렴하게 사려고 들인 시간을 보상받고 싶어 필요한 물건이 없어도 뭐라도 사게 만드는 함정이지요.

연말에도 '텅장'되지 않는 새내기의 절약 꿀팁

절약 꿀팁 1) 쇼핑스케줄·구입계획 점검
계획 없이 무작정 쇼핑을 나선다면 충동구매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죠! 또 쇼핑을 나서는 순간부터 지출이 시작되니 자주 안 나가도록 스스로 단속하는 자세도 필수! 때문에 쇼핑을 나가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기 전 반드시 구입계획을 짜는 게 중요해요.
한 달에 두 번 내외로 쇼핑하는 날을 정해놓고 정기적으로 체크해보세요. 쇼핑스케줄을 정한 다음엔 필요한 물건, 갖고 싶은 것, 예상 금액 대를 정리한 다음 ‘꼭 필요한 물건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구입계획을 정기적으로 점검해보세요. 불필요한 소비를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답니다. 

절약 꿀팁 2) ‘아이쇼핑’도 ‘쇼핑’이다

돈 쓰지 않고 구경만 하는 ‘아이쇼핑’은 괜찮을까요? 대답은 NO. 아이쇼핑을 한다고 소비 욕구가 줄어들진 않아요. 오히려 소비욕구를 더욱 자극한다는 사실! 아이쇼핑은 충동구매를 불러오거나 사고 싶은 쇼핑리스트를 불릴 뿐이에요. 아이쇼핑은 최대한 자제하는 게 좋겠죠?
절약 꿀팁 3) 파티룩·연말룩은 렌탈 서비스

그럼에도 피할 수 없는 연말모임, 크리스마스, 파티, 송년회 등 이벤트. 이런 날을 위해 화려한 옷 한 벌쯤 구입하고 싶지만 연말파티를 위해 구입한 옷은 한두 번 입고 나면 옷장 깊이 들어갈 뿐이죠. 내년에도 입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음 해에는 아마 입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져 있을 거예요.

돈도 포기할 수 없고 품위 있는 파티룩도 포기할 수 없다면 패션 렌탈 서비스를 이용해보세요. 패션 아이템 렌탈·공유서비스인 '프로젝트 앤’, ‘클로젯 셰어’ 등을 이용해 연말에 잠깐 입기 좋은 의류나 가방, 신발 등을 저렴한 가격에 빌려 입는다면 돈과 스타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거예요.
절약 꿀팁 4) 내년부터 새 출발하겠다는 리프레시
올해까지만 마음껏 쇼핑하고 내년부터는 절약하며 재테크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면 이미 ‘리프레시(Refresh)’의 함정에 단단히 빠진 겁니다. 12월 31일과 1월 1일은 그저 숫자가 다를 뿐, 낭비해도 되는 날과 절약해야 되는 날로 나뉘지 않는답니다.
올해까지만 마음껏 쇼핑을 즐기고 싶었다면 갖고 싶었던 쇼핑 리스트를 딱 한 달만 늦춰보세요. 1월이 돼서도 그 물건이 갖고 싶은지, 그때도 필요하다고 느껴지는지 생각해보세요. 아마 불타오르는 구매욕구가 시들해졌음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절약 꿀팁 5) 온라인 쇼핑몰에 저장된 카드정보 지우기
밖으로 쇼핑을 떠나지 않고 집에서 손쉽게 돈이 새는 이유 중 하나, 바로 온라인 쇼핑몰이 있죠. 대형 오픈마켓이나 소셜 커머스마다 구매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카드 정보를 미리 저장해 놓는 경우가 많은데요. 비밀번호만 입력하고 바로 결제를 할 수 있다는 간편함에 젖어 충동적인 쇼핑이 빈번히 벌어집니다.
나도 모르게 술술 새는 돈을 막고 싶다면 온라인 쇼핑몰에 저장한 카드정보를 삭제하고, 결제 전 신중해지는 습관을 들여 보세요.

즐거움과 비례하는 '등골브레이커' 연말 모임

11월부터는 다이어리에 약속과 회식, 모임 일정을 기록하느라 정신이 없을 겁니다. 사회진출까지 성공했으니 그동안 고마웠던 이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기분 좋게 한 턱 쏘는 날들이 연말에 집중되니까요. 거기에 크리스마스와 송년회, 직장에서의 회식까지 참석하다보면 훌쩍 새해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신나게 연말을 보내는 동안 두 가지가 바닥을 드러냅니다. 하나는 건강, 또 하나는 지갑입니다.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열리는 연말모임과 파티에서 빠지지 않는 술과 기름진 음식 덕분에 우리 몸은 넉다운됩니다. 다음날 찾아오는 숙취도 상당히 괴롭죠. 회식과 송년회에서 술은 피하기 어렵지만 다음날이면 쌩쌩하게 출근해야 하니까요.

건강과 통장, 둘 다 사수하려면?
따뜻하고 뜻깊게 보내고 싶은 연말, 건강과 통장 둘 다 지키며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소중한 사람들과 한 해를 정리하면서 건강을 해치지 않고 비용부담으로 진땀 흘리지 않으려면 아래의 팁을 꼭 기억해 주세요.
연말모임 꿀팁 1) 미리미리 컨디션 관리
약속이 많은 연말, 연시에 몸 상태에 따라 소비 금액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몸이 피로하면 꼼꼼히 지출을 따지는 대신 충동적 소비가 늘게 됩니다.
피곤하고 귀찮은 나머지 퇴근 후 저녁이나 주말마다 배달음식을 먹는 것도 지출을 늘리는 원인이 되죠. 컨디션이 좋고 머릿속이 가뿐해야 합리적 소비도 가능하다는 점, 잊지 마세요!
연말모임 꿀팁 2) 알아서 기록되는 가계부 앱

카드내역이 문자로 오는 동시에 기록되는 가계부 앱이 많습니다. 지출한 항복을 분류해 통계로 나오고, 전월 대비 늘어나고 줄어든 지출을 보여주기 때문에 연말의 과소비를 막고 싶다면 가계부 앱은 필수랍니다. 일일이 기록하지 않고 자동으로 기록되는 가계부 앱을 사용해 지출을 체크해 보세요.
연말모임 꿀팁 3) 친한 사람들과 홈파티·포틀럭파티

연말모임에 쓰는 비용과 장소 예약까지 걱정이 된다면 홈파티를 열어보세요. 이왕이면 각자 취향에 맞는 요리나 주류를 1인분씩 가져와 나눠먹는 포틀럭 파티(Potluck party)가 좋겠죠?
각자 가져온 음식을 나눠먹으면 과식과 과소비 모두 예방할 수 있고, 홈파티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니 일석이조. 친근한 사람들과 아늑한 집에서 휘게 스타일의 홈파티를 열어보세요. 

연말모임 꿀팁 4) 일주일에 하루쯤 노머니데이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교통비, 점심식대를 제외한 어떤 지출도 하지 않는 ‘노머니데이’를 시도해보세요. 하루쯤 돈을 안 쓰는 게 어려울까 싶겠지만, 막상 시도해보면 평소에 얼마나 푼돈을 많이 썼는지 실감할 수 있답니다. 일주일에 하루, 한 달이면 4일 정도 지출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소비습관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돼요.
연말모임 꿀팁 5) 연말모임의 신데렐라
연말모임에 참석해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리를 지키게 돼요. 1차에서 끝나지 않고 꼭 2차, 3차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버스나 지하철 막차 시간이 지나갑니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게 되죠. 쓰지 않아도 됐을 돈을 쓰게 되는 겁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2차, 3차로 이어지다 보면 회비도 더 내야할 경우가 생기죠. 자리를 지키다 이래저래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겁니다. 무리한 탓에 오는 다음날 숙취는 덤이죠. 그래서 막차 시간이 지나기 전,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정이 되기 전, 무도회를 떠난 신데렐라처럼 막차가 떠나기 전, 자리에서 일어나는 연말모임의 신데렐라가 되어 보세요!

나가는 돈 줄이고, 들어오는 돈 늘리기, 연말정산!

연말 지출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수입을 늘리기 위한 노력도 해야겠죠. ‘13월의 월급’으로 불리는 연말정산 준비입니다. 연말정산을 철저히 준비하면 더 많이 환급 받을 수 있습니다.
연말정산 꿀팁 1) 항목 꼼꼼히 살펴보기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에서 조회되지 않는 항목이 있어요. 이 경우에는 반드시 해당 기관에서 영수증을 발급받아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세금폭탄을 맞게 될 수 있어요. 아울러 부양가족 관련 내역들도 꼼꼼히 챙겨야 합니다. 놓치기 쉬운 부분이죠.
연말정산 꿀팁2) 바뀐 내용 꼼꼼히 살펴보기
2019년부터는 박물관과 미술관 입장료 소득공제율이 30%오릅니다. 신용카드 사용액 소득공제도 1년 더 연장됩니다. 이밖에 의료비, 자녀, 기부금 등과 관련된 세액공제 내용에서 변화가 있으니 꼼꼼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쌀쌀한 날씨와 설렘이 교차하는 요즘, 사회초년생의 연말을 함께 계획할 수 있는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오늘 알려드린 팁만 잘 지켜도 돈이 펑펑 새는 연말 대신 차곡차곡 알찬 연말을 만끽할 수 있을 겁니다. 쇼핑과 친목도모의 기쁨은 잠깐이지만 사용한 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 꼭 기억하세요!